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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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똥을 쓸어내며 생각한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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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nion
작성일25-07-10 14:46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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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똥을 쓸어내며 생각한 일의 소중함... 돈보다 중요한 건 내 삶의 리듬【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공직 생활 32년을 마치고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공직생활을 오래해 연금을 받고 있지만 평소 쓰던 생활비를 하루 아침에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이어질 무기력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놀며 여행을 다니는 것도 금세 지치고 경제 사정 상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이다.결국 퇴직 반년 만에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퇴직 후 노년층이 할 수 있는 일은 특별한 전문기술이 없는 한 정해져 있다. 경비 아니면 환경 미화 일이다. 요즘은 베이비부머들이 쏟아져 나와 그 일조차 경쟁이 치열하다. 나는 다행히 미화 일을 하나 건졌다. 경기도 신도시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현대식 빌딩 지식산업센터다. 사실 미화 일은 건물이 클수록 그만큼 해야할 일이 많다. ▲ 한여름에는 후덥지근, 겨울에는 뼛속까지 냉기가 드는 주차장 꼭대기층 청소.ⓒ ekaterinavelika on Unsplash일을 시작한 직후, 여느 때처럼 청소 도구를 들고 지식산업센터 주차장으로 향했다. 높다란 빌딩지식산업센터 한쪽에 자리한 주차장은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있다. 젊은 고객들 차는 항상 '고급지다'. 절반 이상이 외제차. 그들이 하나, 둘 출근하기 전 그 주차장을 청소한다.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에 청소 도구를 챙겨 어느 층부터 시작할지 고민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가장 낮은 층부터 시작해야 하나 싶었다. 아래층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게 순서 아닐까 하는 전직 공무원 같은 발상.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저층일수록 주차하기가 편해 꽉꽉 찼다. 가장 먼저 손 봐야 할 곳은 바로 지상 7층, 맨 꼭대기 층이다. 높다란 이곳은 늘 바람이 거세지만 주차장 시설에 막혀 한여름에도 후덥지근하고 겨울이면 뼛속까지 스며드는 냉기가 비둘기똥을 쓸어내며 생각한 일의 소중함... 돈보다 중요한 건 내 삶의 리듬【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공직 생활 32년을 마치고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공직생활을 오래해 연금을 받고 있지만 평소 쓰던 생활비를 하루 아침에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이어질 무기력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놀며 여행을 다니는 것도 금세 지치고 경제 사정 상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이다.결국 퇴직 반년 만에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퇴직 후 노년층이 할 수 있는 일은 특별한 전문기술이 없는 한 정해져 있다. 경비 아니면 환경 미화 일이다. 요즘은 베이비부머들이 쏟아져 나와 그 일조차 경쟁이 치열하다. 나는 다행히 미화 일을 하나 건졌다. 경기도 신도시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현대식 빌딩 지식산업센터다. 사실 미화 일은 건물이 클수록 그만큼 해야할 일이 많다. ▲ 한여름에는 후덥지근, 겨울에는 뼛속까지 냉기가 드는 주차장 꼭대기층 청소.ⓒ ekaterinavelika on Unsplash일을 시작한 직후, 여느 때처럼 청소 도구를 들고 지식산업센터 주차장으로 향했다. 높다란 빌딩지식산업센터 한쪽에 자리한 주차장은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있다. 젊은 고객들 차는 항상 '고급지다'. 절반 이상이 외제차. 그들이 하나, 둘 출근하기 전 그 주차장을 청소한다.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에 청소 도구를 챙겨 어느 층부터 시작할지 고민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가장 낮은 층부터 시작해야 하나 싶었다. 아래층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게 순서 아닐까 하는 전직 공무원 같은 발상.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저층일수록 주차하기가 편해 꽉꽉 찼다. 가장 먼저 손 봐야 할 곳은 바로 지상 7층, 맨 꼭대기 층이다. 높다란 이곳은 늘 바람이 거세지만 주차장 시설에 막혀 한여름에도 후덥지근하고 겨울이면 뼛속까지 스며드는 냉기가 찾아든다.7층에 올라가면 나를 맞이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비둘기들이다. 천장 틈 사이를 보금자리 삼아 살고 있는 새들 이른바 '공생'이라는 이름으로 인간과 한 지붕 아래 살아가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바닥엔 어김없이 하얗고 검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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