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던 12일 국회 본회의가 불발됐다. 민주당이 형소법 개정안 처리 속도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실은 10일 “의장실에서 여야 교섭단체(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에 확인한 결과, 12일 본회의 개최 요청이 없었다”며 “이에 12일 본회의는 개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2일 본회의는 없다”며 “새 지도부에서 다시 스크린해 보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중지하려는 것이다. 전날 서울고등법원은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을 연기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다른 4개 재판을 겨냥해 12일 본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했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박찬대 원내대표와 회의하면서 (서울고법 재판 연기와) 관계없이, 원래대로 ‘재판중지법’을 12일에 통과시킨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결정이 하루 만에 뒤바뀐 건 대통령실과의 교감 때문이라고 한다. 노 원내대변인은 형소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차기 지도부로 넘기는 결정이 어느 단위에서 이뤄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원내지도부 회의도 있었고 대통령실과의 조율도 있었다”며 “조금 더 조율이 필요할지, 아니면 속도감 있게 진행할지 모든 건 새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한편, 12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게 되면서 이날 예정됐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소위와 전체회의도 취소됐다.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야당 간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논의해 오늘 2소위 회의를 순연시켰다”며 “추후 일정이 합의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홀로 사는 노인은 갈수록 많아지는데 우리나라의 주거 시설은 혈연관계의 가족 위주로 설계해 인구구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공존하며 살 수 있는 ‘공동체 주거’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자들이 최대한 오래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사진=김태형 기자) 강 총괄건축가는 취약계층 건축 분야 전문가로 40년 넘게 장애인·노인을 위한 시설 개선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2021년 서울시 총괄건축가로 위촉돼 서울 도시계획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달 18~19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째 날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주거 시설의 형태와 가치에 대해 발표한다. “노인 위한 ‘주거 편의증진법’ 필요…주택 유형 바꿔야”강 총괄건축가는 고령자들이 주거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의 비중이 매우 커지고 있는 만큼 절대 다수를 위해 주택 관련 무장애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앞서 장애인·고령자의 접근권이 보장되는 공공·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1997년 제정됐다. 그러나 개인주택 등 주거시설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강 총괄건축가는 “독일의 경우 공공시설뿐 아니라 주택 관련해서도 접근성과 편의성을 규정하는 법이 잘 마련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그는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되면 독립적인 생활을 할 때 가장 장애가 되는 것들이 대부분 주택 내에 있다”며 “적재적소에 필요한 손잡이가 있어야 하고 화장실 출입문에 대한 규정 등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들에게 보조금 등 돈을 줘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사는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근본적으로는 변화하는 인구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