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해 온난화로 발생하는 원격상관. 네이처 지구과학 제공 멀리 떨어진 남극해의 온난화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더 습한 여름을 불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강사라 독일 막스플랑크 기후과학연구소 단장과 김한준 미국 코넬대 박사 연구팀은 남극해의 온난화가 지구 기후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는지 분석한 결과를 지난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발표했다. 남극해는 온실효과로 발생한 열을 흡수해 심해에 저장하고 있는데, 점차 저장 용량이 줄어들며 따뜻해지는 온난화 현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이런 효과가 멀리 떨어진 지역 간 서로 영향을 미치는 기상학적 관계인 ‘원격상관’을 통해 다른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기후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남극해 열기는 동남풍을 타고 적도로 전파되며 대기와 바다 사이 상호작용에 의해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층 구름을 증발시켜 복사열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던 구름이 사라지게 만들며 적도 지역 온난화를 증폭시키고, 결과적으로 적도 해양이 따뜻해지면서 동태평양에서 큰 온난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동태평양이 따뜻하고 서태평양은 차가운 ‘엘니뇨’ 현상과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온난화가 여름철 아시아 제트 기류를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이 기류가 티베트 산맥과 더 상호작용하며 더 많은 습기를 동아시아 몬순(계절풍) 강수대에 전달했다. 이를 통해 몬순 강수대에 영향을 받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는 여름에 더 많은 습기가 발생하며 강수량도 늘어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열대 태평양의 온난화는 미국 서부에서 대기 순환을 변화시켜 겨울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역할도 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남극해의 온난화가 매우 천천히 진행되고 있어 이런 형태의 원격상관이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와 미국 서부는 기후 보호 노력이 성공적이어도 세계적 온난화의 결과에 오랫동안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적응 전략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강구섭 기자]▲ 문형배 권한대행, 탄핵 인용 결정문 낭독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2월 평온한 겨울밤의 정적을 깨뜨렸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시민들의 적극적 저항과 국회의 빠른 대응을 통해 두 시간 만에 끝났을 때, 그가 권좌에서 물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내란 획책으로 온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책임은 길게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측과 달리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탄핵이 이뤄졌고, 지난한 시간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적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윤석열 내란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적극 대응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을 남겼다. 우리 안의 극우 세력K-민주주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가 이번 내란을 겪으며 목도한 충격적인 것은 어디서도 유래를 찾는 것이 힘든, 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맹목적 극우주의의 실체다.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극단적 이념에 기반을 둔 우익 집단이 폭력을 불사하며 사회 안정을 위협했던 시기가 있었다. 독재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주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익 세력은 점차 힘을 잃었고 형식적으로라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보수 세력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윤석열 내란이라는 극단 상황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은 법과 민주주의 제도를 무시하고 폭력적 행위를 꺼리지 않는 극우 세력의 존재였다.시선을 밖으로 돌리면 극우 세력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유럽 등의 여러 지역과 국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급격한 국제환경 변화에서 유발된 경제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사회 계층이 세계 곳곳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들 계층 사이에서 기존 정치가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불만이 확산되면서 극우 세력이 사회 위기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극우, 포퓰리즘 전략으로 이들을 파고들었다. 이를 통해 극우 세력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고,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기존의 정당을 대체하는 정치 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