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바쁠까’ 저자는 분주함을 죄에 비교한다. “죄와 마찬가지로 먼저 죽이지 않으면 분주함이 우리를 죽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 남성이 서류 더미와 노트북 사이로 엎드린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당신은 매사 분주함에 매몰된 ‘조급증 환자’인가. 다음 질문에 긍정하는 답변이 많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30분 이상 더 일한다’ ‘근무시간 이후 업무용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확인한다’ ‘얼마나 바쁜지 아니까 귀찮게 안 하겠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어봤다’ ‘가족·친구들이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고 불평한다’….미국 리폼드신학교 교수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리스도언약교회 담임목사인 저자가 이 책에 실은 ‘조급증 평가 항목’ 일부다. 그는 미국 작가 팀 체스터가 작성한 이 설문에 볼멘소리를 낼 이들이 있을 거라 예상한다. ‘할 일이 많아 주변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건 조급증과 상관이 없고, 영적인 문제와는 더욱이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이들이 주변에 적잖아서다.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반박에 단호히 선을 긋는다. “분주함은 그리스도인의 증표인 기쁨(빌 4:4)과 마음의 평안을 제거하며 영적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분주함을 죄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는 “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먼저 분주함을 죽이지 않으면 분주함이 우리를 죽인다”며 “분주함은 당사자뿐 아니라 그와 마주하는 타인의 기쁨도 앗아가는 악순환을 낳는다”고 지적한다.분주함이 영성에 끼치는 가장 큰 해악은 내면의 문제를 교묘하게 가린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바쁜 삶의 이면에는 주변의 칭찬을 받고픈 마음과 과도한 욕망, 삶의 공허에 대한 두려움 등이 혼재돼 있다. 교만도 이 중 하나다. 저자는 “나 아니면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며 정신없이 사는 이들의 속내엔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교만이 자리 잡고 있다고 고발한다.교만을 ‘천의 얼굴을 가진 악당’으로 평하는 그는 교만의 또 다른 얼굴로 ‘동정심’을 든다. 바쁜 삶을 사는 자신을 인정해주며 한편으론 동정해주는 주변의 시선에서 자부심을 찾는 이들이 현대인 가운데 적잖다는 것이다. “일이 많긴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해” “나를 몰아세워 일하다 보면 언젠간 인정받을 거야”란 생각도 교만에서 파생한 악덕이자 착각이다.나의 바쁨이 교만 등 내면의 문제로 인한 ‘나쁜 바쁨’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시중은행 간 400조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고객이 금융사를 바꾸기 쉬워지면서 은행의 위기감이 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4000명에게 최대 3만원 상당의 배달의민족 상품권을 증정하는 ‘IRP 우리로 넘어와~!’ 이벤트를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한다. 신규 IRP 계좌를 개설하거나, 1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이 대상이다. 신한은행도 오는 30일까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노후준비, 상장지수펀드(ETF)로 더 크게’ 이벤트를 진행한다. ETF 상품 매수 고객 10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쿠폰, 치킨 상품권 등을 준다. 통상 은행은 연말 ‘머니무브(자산 이동)’를 앞두고 전력을 집중했지만 최근 달라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도입 후 ‘머니무브’가 잦아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도 상시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물이전이란 현재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고 할 때 기존 상품을 해지하거나 현금화할 필요 없이 그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3개월 동안 총 2조4000억원의 적립금(약 3만9000건)이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통해 옮겨졌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순유출된 금액만 4109억원에 달한다. 이에 은행권에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WM고객그룹 연금사업본부 내에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협의체’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권 최초로 개인형 IRP의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운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개인형 IRP 연금 지급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를 시행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거점 점포에만 배치했던 연금전문가(168명)를 올해 전 영업점(555명)에 확대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의 영업점 지원을 강화했고, 기업 퇴직연금 가입 고객을 위한 고객관리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액은 225조7684억원으로 금융권 전체(427조1916억원)의 5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점유율을 높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