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간배송 화물차기사구인 아랫집 누수와 자동차 접촉 사고를 겪으며【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지난달 말 시속 80km의 큰 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앞 차가 샛길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비상등을 켜며 속도를 줄이던 참이었다. 앞 차와의 간격이 꽤 된다고 생각했는데, 웬일인지 경고음이 흘러나왔다. 뚜두두두두두... 그리고 곧 퍽, 하는 둔탁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1톤 쯤 되어 보이는 커다란 트럭이 내 왼쪽 허리만큼 들어와 있었다. ▲ 시속 80km의 큰 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skabrera on Unsplash머릿속이 분주해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다짜고짜 왜 속도를 줄였냐고 나를 다그치는 이상한 사람이면 또 어떻게 하나 공연히 마음이 쪼그라 들었다.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견디며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살며시 문을 열었다.일단 아무 말도 하지 말고 현장 사진이나 잘 찍어 놓아야지 마음먹었다. 남편에게 먼저 전화를 해야 하나, 아니면 보험 회사에 전화해야 하나, 보험 회사가 L 사인지 D 사인지 가물거렸다. 난감해지니 기운이 더 빠졌다.차 문을 열자, 그제야 뒷차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왔다. 중년의 남성이었다."그 앞 차는 왜 섰대요?""저도 모르죠."만만히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짧게 대답했다. 그걸 왜 나한테 묻나. 두 차가 부딪힌 후 슬금슬금 속도를 내며 사라지는 앞 차가 뻔히 보였을 텐데. 현장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배가 욱신거리고 다리도 후들거리기 시작했다.갈림길에 세워진 빨간색 봉 위에 잠시 엉덩이를 앉혔다.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뒤 차 운전자도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혼잣말인지 내게 하는 말인지 모를 말을 길게 이어갔다.자신이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않았으니, 백 프로 자기 과실이다. 아주머니는 따로 보험회사에 연락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도망간 앞차도 원인을 제공했으니, 따져봐야 한다. 블랙박스를 볼 수 있겠나. 며칠 전에 아들이 자기 차로 사고를 냈는데, 또 이렇게 사고가 났으니 보험료가 엄청 오를 것 같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자꾸 겹치는지 모르겠다. 많이 놀라셨나? 겉보기는 괜찮아 보이는데, 병원에 안 가봐도 되겠나. 나야 안 가면 고맙지만, 가고 싶으면 가든지, 등등.어쨌든 순순히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는 상대의 말에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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